성지에서 화약고로… 통곡하는 ‘평화의 도시’ 예루살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다. 국제사회의 강한 만류에도 중동의 화약고에 스스로 불을 붙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회견을 통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라고 공식 선언하고, 후속조치로 텔아비브에 있는 주(駐)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지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미국의 외교 정책을 뒤집는 결정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 선언은 국제법 위반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1947년 유엔이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에 ‘특별한 국제체제’라는 지위를 부여한 이후 이곳은 국제법상 그 어떤 나라에도 속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를 텔아비브로 간주하고 있다.
예루살렘의 뜻은 ‘평화의 도시’다.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성지가 있어 ‘지붕없는 박물관’으로도 불린다.
유대인들에게는 다윗왕이 통일왕국을 세워 수도로 삼은 곳이자 솔로몬 국왕이 최초의 유대교 성전을 세운 지역이며, 구약에서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신에게 바치려던 바위가 있는 장소다. 이슬람 신도들에게는 선지자 마호메트가 천사 가브리엘의 인도로 찾아와 승천한 곳이 바로 예루살렘이다.
또 이슬람 3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 알아크사 모스크와 솔로몬왕의 유대교성전이 세워졌던 곳이다. 기독교 인들에게는 예수의 숨결과 발자취가 곳곳에 서렸으며 예수의 무덤 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성묘교회가 있는 장소다.
그 어느 지역보다 신성해야 할 예루살렘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껏 유혈 분쟁이 계속돼왔다. 자신들의 성지가 있는 땅을 차지하고자 각 종교 신자들은 끊임없이 전쟁을 벌였다. 200년동안이나 계속된 십자군 전쟁동안 기독교와 이슬람 세력이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전투를 치르고 피를 흘렸다. 1차, 2차 세계대전 후에도 서방에 점령을 당하는가 하면 팔레스타인(이슬람교)과 이스라엘(유대교)의 갈등이 계속 이어졌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으로 예루살렘은 또 한 번 시련을 맞게 된 것이다.
당장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길 수 없는 만큼 ‘6개월 유예’를 결정했지만 ‘예루살렘 선언’만으로 중동지역 정세의 불안정성이 고조되면서 테러 등 유혈사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 중재 노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동 지역은 이미 뇌관이 타들어 가는 분위기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지옥의 문을 연 결정”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 다음 날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예루살렘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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