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부설 기독교윤리연구소가 10일 개최한 목회자 윤리 심포지엄에서 기독교윤리연구소 이상원 소장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기윤실 “교권·돈 유착 추악한 행태 끊어야”
직분 따라 수십억 원 오가 ‘신학교 총장도’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금권선거와 같은 한국교회 부패의 중심에는 성직자와 돈의 유착 문제 등이 전반에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기윤실은 기독경영연구원, 목회와신학,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과 공동으로 10일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목회자와 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돈으로 얼룩진 한국교회와 목회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기독교윤리연구소 이상원(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 소장은 손봉호 교수의 ‘오늘날의 한국교회는 기독교 역사상 도덕적으로 가장 부패한 교회’라는 말을 인용하며 “현재 성직자와 관련된 돈 문제를 둘러싼 잘못된 관행이 한국의 교계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소장은 “한기총의 임원선출 과정이 오랫동안 금권선거로 얼룩졌으며 교단의 임원 선출에는 의례히 돈 봉투를 주고받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 돼 있다”며 “심지어는 신성한 신학교육기관(신학교)의 장을 선출하는 과정도 돈거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일부 대교회 목회자들이 교회재정을 ‘주머닛돈이 쌈짓돈’이라는 생각으로 개인적인 용도로 물 쓰듯이 쓰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소장은 교회 돈을 영리사업(주식, 펀드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거두면 그 수익을 목회자들이 챙기는 관행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목회자가 은퇴할 때 수십억 원이나 되는 거액의 퇴직금을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예배당과 성도들을 묶어서 후임 교역자들에게 팔아넘기는 관행까지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국교회 타락의 심각성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목회자들이 마음속의 탐심을 다스리는 일을 철저하게 수행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그는 말했다. 또한 이 소장은 목회자가 돈 문제로 올가미에 걸려드는 이유에 대해 “성경이 제시하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 일은 매우 어렵지만 교회를 살리고 신도들을 바른 길로 지도하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빛과소금교회 신동식 목사는 ‘교회 직분과 돈의 관계’라는 주제를 통해 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한국교회의 현실과 돈으로 사고파는 직분매매에 대한 현주소를 드러냈다.

그는 ‘시사저널’과 ‘한국반부패정책학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2011 대한민국 부패지수 조사결과를 들고 나왔다. 신 목사는 조사 항목 중 부패한 직업인(12개 직업)에 대한 조사에서 “종교인이 7번째로 부패한 직업으로 선정됐다. 이는 종교인이 국가의 부패성을 상당 부분 일조하고 있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며 “더구나 타 종교인에 비해 목사를 꼽은 이가 응답자 가운데 87.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 다수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통계 자료에서 말해주듯 한국교회는 철저한 개혁과 갱신을 해야 한다. 갱신해야 할 1순위는 교회 지도자(직분자)들”이라며 “그런데 오늘날 이렇게 존귀한 직분자들이 교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 예로 어떤 교회는 장로를 세우는 데 2000만 원, 권사는 500만 원, 안수집사는 300만 원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개인적으로 상담한 한 여 집사는 권사 취임하는데 300만 원을 내라고 해, 돈이 없다고 하니까 (목사가) 대출을 권유해서 그 상처로 교회를 떠났다는 사례를 들어가며 교계에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직분매매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신 목사는 “한국교회 대부분의 직분이 매매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직분매매는 교회를 허무는 ‘악성 종양’이다. 현재 한국교회가 당하고 있는 부끄러운 결과들을 가볍게 생각하거나 안티의 소리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오늘날과 같이 직분을 얻기 위한 추악한 행태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손을 떠나게 될 것”이라면서 한기총을 비롯한 교계 전반의 뿌리 내린 돈과 권력의 유착관계를 끊어내야 한다고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다.